호주는 지금 물 전쟁 중

6년 가뭄으로 농·축산업계 신음
저렴한 수도료가 수자원 부족 주범
담수화 설비 건설에 韓기업 진출할 만
지하자원 부국 호주의 수자원 부족이 지속되고 있다. 6년 이상 이어진 가뭄으로 호주 농·축산업계는 신음하고 있으며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2005년 호주-미국 FTA가 발효되면서 대미(對美) 쇠고기 수출 쿼터가 크게 증가했지만 그 쿼터를 채울 엄두도 못 내고 있는 현실이다.
일부 해안지방만 600∼900mm의 강수량을 보일 뿐 대부분의 지역이 연 강수량 500mm 미만이다.이미 2002∼2003년 중 가뭄으로 전국적 규모의 자발
적·의무적 물 사용 제한이 실시됐으며 시드니, 멜버른 등 대도시에서도 단수가 실시된 바 있다. 절수 코크 등 물 절약 설비를 사용하는 가구가 전체의 90%를 넘는다는 통계와 함께 일주일에 한 명꼴로 자살하는 농장이나 목장주가 나온다는 우울한 소식도 들리고 있다.
엘니뇨현상이 장기 가뭄의 주범이라면 호주 사회간접자본 개발위원회 (Australian Council for infrastructure Development)는 지나치게 저렴한 수도료가 수자원 부족과 개발 지연의 주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또한 호주에서는 아파트나 상업빌딩에서 사용하는 수도료를 임대주가 부담하기 때문에 입주자들로서는 굳이 물을 아껴 쓸 유인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농장주, 1주일에 1명 자살
하워드 총리가 이끄는 연방정부는 이러한 수자원난을 타개하기 위해 현재 주정부가 가지고 있는 수자원관리 권한을 연방정부로 이양해서 집중 투자를 실시하는 이른바 ‘백억달러 계획’을 추진 중이다. 또한 이와 더불어 뉴사우스웨일스주(New South Wales 州)의 수자원을 파이프라인을 통해 퀸즐랜드주에 공급하는 10억호주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그러나 노동당이 이끄는 주정부들은 수자원관리권 이양 자체에 격렬한 반발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올 하반기로 다가온 총선과 맞물려 주요 선거쟁점이 될 전망이다.
한편 뉴사우스웨일스주-퀸즐랜드주간 수자원 공유에 대해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안이라며 외면하고 있으며 퀸즐랜드 주정부조차도 입안과정에서 자신들이 배제되었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워드 총리는 “뉴사우스웨일스주의 물이 아니라 호주의 물”이라며 국민적 합의를 촉구하고 있으나 난항이 예상된다.
환경파괴 문제로 인해 댐 신설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호주의 수자원난을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담수화설비와 하수 재활용이 꼽히고 있다. 담수화 설비 반대론자들은 댐을 이용한 수력발전에 비해 10배의 비용이 든다고 지적하고 있으며 하수 재활용은 국민들의 거부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비용 문제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결정이라는 차원에서 볼 때 향후 담수화 설비 확대 쪽으로 정책의 가닥이 잡혀 갈 것으로 예상된다.
담수화 설비 부문은 한국 기업이 경쟁력을 가진 분야로 좋은 진출 기회가 열리는 셈이나 호주의 정부조달 시장은 외국기업에 문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한-호 FTA 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인데 FTA 협상을 통해 이러한 문턱이 낮아진다면 우리 기업의 진출이 보다 원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드니 무역관 최원석 과장
라벨: 재미있는 물이야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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