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1일 수요일

물에 대한 명상

고여 있는 것만으로는

닦아줄 수 없는 세상의 상처가 너무나 많다

물은 세상을 넘어넘어 저 바다로 흐른다

나의 울음과 나의 기도에귀 기울이고 손 내밀며

함께 걷고 함께 살아가자고 고요고요 흐른다

흐르는 것이 너뿐이겠느냐

생의 먼지 자욱자욱 욕심으로 쌓여

삶이 무거워질 때면 강가에 나아가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라

시간이 부려놓은 한숨의 돌이끼걷어주고 씻어주며

물의 손 물의 살과 물의 뼈로반짝반짝 속가슴 내밀며

언제나 겸손하게 온 몸 엎드릴 줄 아는

그런 강물로 흐를 수 있으리라

세상은 온통 눈물로 이루어진

물의 자손들이 상처 아물리며 저 고통 쓸어주며

낮은 곳을 향해 스스로 고개 숙일 줄 아는

우리 모두 순한 물이 되어

물길 열어주며 몸과 마음 섞여가며

한 세상 흘러가면 되지 않으랴

-최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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