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들이 연구한 물
추로·옥정·벽해… 저마다 독특한 맛·성질 지녀
우리조상들은 물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기울였고, 어느 정도 연구했는지를 알아 보고 있습니다.
'동의보감'을 지은 허준 선생님은 이 책 '수품론'에서 무려 33 가지로 물을 분류했다고 했지요.
우리 조상들이 분류한 물의 종류에 대해 알아 봅니다.
♣ 방제수(方諸水 : 아침 이슬의 일종)
성질이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어 부스럼 독을 씻고 흉터를 없애줍니다. 그리고 이 물로 옷을 씻으면 깨끗해진다고 합니다.
♣ 옥류수(屋流水 : 지붕을 씻은 물)
지붕 위에 물을 뿌려 처마 밑에서 받은 물을 말합니다. 이 물로 개한테 물린 상처를 씻으면 낫는다고 하며, 또 낙숫물에 젖은 흙을 개 물린 상처에 바르면 즉시 효과가 있다고 하니 여간 신기하지 않아요. 그런데 이 물에는 독이 대단히 많아서 마시면 안 된다고 합니다.
♣ 한천수(寒泉水 : 좋은 우물물)
성질이 순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습니다. 주로 소갈증(목이 말라서 물이 자꾸 먹히는 병. 주로 당뇨병ㆍ과로 등으로 인하여 일어남.), 구역질, 열병과 이질, 임질 등을 다스리는 데 쓰입니다. 산초나무 독을 풀어 주고 생선 가시가 걸린 것을 내려가게도 해 줍니다.
♣ 추로수(秋露水 : 가을 이슬)
성질이 부드럽고 맛이 달며 독이 없어서 조갈증을 그치게 합니다. 이 물을 마시면 몸이 가벼워지고 살결이 고와진다고 하니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겠지요.
♣ 춘우수(春雨水 : 봄빗물)
정월의 빗물인데 그릇에 담아 두었다가 약을 달여 먹으면 기운이 솟는다고 합니다. 이 춘우수를 깨끗하게 잘 받아서 부부가 각각 한 잔씩 마시면 신기하게도 잉태를 하게 된다고 해요.
♣ 동상(冬霜 : 겨울에 내리는 서리)
물의 본질이 촘촘하고 독이 없어 뭉쳐서 먹으면 음주 후 열과 얼굴이 붉은 것, 감기 등으로 코가 막힌 것을 다스리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 박(雹 : 우박)
장맛이 나쁠 때 이 물을 두 되쯤 장독 속에 넣어 두면 맛이 좋아진다고 합니다.
♣ 납설수(臘雪水 : 동지 뒤 셋째 술일인 '납일'에 내리는 눈)
성질이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습니다. 주로 유행성 감기, 폐렴, 급성 열병, 유행성 전염병과 음주 후의 신열, 황달(급성 간염) 등을 다스릴 뿐 아니라 일체의 독을 풀어 주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 매우수(梅雨水 : 5월의 빗물)
이 물은 성질이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고 합니다. 매우수를 마시면 눈을 밝게 하고 마음을 진정시키며, 어린이의 열과 목마름병을 없애 준다고 하니 참으로 신기합니다.
♣ 벽해수(碧海水 : 바닷물)
성질이 약간 따뜻하며 맛이 짭니다. 그리고 독이 조금 있지요. 끓여서 목욕을 하면 가려움증과 옴을 낫게 합니다. 실제로 오늘날 해안가 몇몇 도시에서는 '해수탕'이란 온천 시설이 있어서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이용하고 있지요. 이 물을 한 홉 마시게 되면 음식에 체하여 헛배 부른 것을 토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큰 바다 한가운데에 나가서 맛이 짜고 푸른 물을 떠다가 쓰는 것이지요.
♣ 옥정수(玉井水 : 옥이 묻힌 산골의 물)
옥정수는 성질이 유순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으니, 오래 먹으면 몸이 윤택하고 부드러워지며 모발이 검어지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흰 머리카락이 늘어나는 어른들이 자주 이용하면 좋겠네요.
♣ 천리수(千里水 : 멀리서 흘러들어온 물)
천리수는 성질이 유순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어, 병후에 허약해진 몸을 다스리는 데 쓴다?합求? 여러 번 저은 물로 약을 다리면 잡귀의 침범을 금할 수 있다고도 하지요. 큰비가 지나간 뒤의 강물은 산골의 뱀과 벌레 등 뭇 생물들의 독이 함께 따라 내려오므로 잘못 마시면 중독되는 수가 있어 유의하여야 하겠지요.
♣ 요수(심산유곡의 구덩이 물)
인적 없는 산골짜기의 흙구덩이 속에 괸 물입니다. 마시면 비위를 가라앉히고 식욕을 돋구어 주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 냉천(冷泉 : 차가운 물)
편두통과 등이 차가운 병, 울화증이나 오한 등의 증세가 있는 사람은 이 물로 목욕을 하면 잘 낫는다고 합니다. 냉천의 밑에는 백반이 있으므로 물맛이 차고 십니다. 7∼8월경에 이 냉천으로 목욕을 하되 만약 밤에 하면 반드시 죽게 되니 주의해야 한다고 합니다.
♣ 증기수(甑氣水 : 시루 뚜껑에 맺힌 물)
이 물로 머리를 감으면 모발이 길어지고 검어지며 윤이 나게 됩니다.
- 소년한국일보-
라벨: 재미있는 물 이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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