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21세기 인류 전쟁 '불씨'로
'물'..21세기 인류 전쟁 '불씨'로
인류의 물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노벨 평화상, 과학상 받을 것
미국의 제35대 대통령 케네디는 "앞으로는 인류의 물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두 개의 노벨상, 즉 노벨 평화상과 과학상을 받을 것."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또 세계 은행(IBRD)에서는 "20세기에 국가 간 분쟁의 원인이 석유에 있었다면, 21세기는 물 분쟁 시대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답니다. 오늘날 인류가 겪고 있는 전세계적인 물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잘 보여 주는 말들이지요.
더 나아가서 미국 메사추세츠 캠브리지에 있는 세계 물 정책 연구소의 샌드러 포스텔 소장은 1995년 8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국제 물 심포지엄'에서 "지금과 같은 선진국의 물 과소비와 제3세계의 수자원을 둘러싼 갈등이 즉각 조정되지 않을 경우 군사 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고까지 경고를 했어요. 물 때문에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거지요.
이처럼 물은 21세기 인류 전쟁의 또 다른 '씨앗'이 되었습니다. 생명의 물은 석유와는 달리 그 무엇으로 대신할 수 없는 자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세계적인 환경 기구들은 인구 증가의 억제, 환경 오염 방지, 수자원 보호 등 물 재앙을 예방할 수 있는 대책들을 촉구하고 있는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물 문제로 인해 인류가 큰 재앙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자, 그러면 구체적으로 세계 어느 곳에서 물 때문에 갈등과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 볼까요?

◆ 요르단 강
물 문제로 가장 심각한 상태에 놓여 있는 곳이 요르단 강 유역입니다. 중동 전쟁의 원인은 물 때문인 경우가 많지요.
성서에도 나오는 요르단 강은 실제 강폭이 3 m밖에 안 되는 조그만 하천이지요. 중동의 사막 지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하천이 '와디'라는 것인데요. 평소에는 물이 말랐다가 비가 오면 생기는 일시적인 하천을 말해요. 요르단 강은 와디와는 달리 연중 물이 흐르는 강이랍니다.
이스라엘-요르단-레바논-시리아 등을 흐르고 있기 때문에 이 나라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젖줄인 셈이지요.
그런데 1967년 시리아가 물 부족을 해결하려고 요르단 강 상류인 단(현재는 이스라엘 지역)에 댐을 건설하려고 했어요. 그러자 이스라엘은 자기 나라의 강으로 물이 흘러 들어 오지 않을 것을 우려해 즉각 전면 공격에 나섰습니다.
6 일 만에 이스라엘 승리로 끝난 이 전쟁이 바로 '3차 중동전'입니다. 당시 이스라엘이 점령한 골란 고원은 이스라엘 전체 급수량의 30 %를 차지하는 갈릴리 호의 아주 중요한 수원지였습니다. 그러니 물 확보를 위해서는 전쟁도 마다할 수 없었지요.
지금도 이스라엘은 시리아에게 평화 협정의 대가로 골란 고원을 내 주겠다고 말은 하면서도 물만은 지키고 싶은 속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변국이 수자원을 공동으로 이용하자는 협상안을 끝까지 주장하고 있답니다. '땅은 돌려 주되 물만은 지키고 싶다.'는 거지요. 특히 이들 나라는 비가 잘 오지 않는 건조한 지역의 나라들이니 그럴 수밖에 없기도 해요. 앞으로도 이 지역 국가들은 부족한 물 때문에 대립과 갈등, 전쟁이 계속될 것 같습니다.
◆ 나일 강
아프리카 동북부를 흐르는 나일 강 유역도 분쟁의 소지를 안고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물 소비가 점차 늘고 있는 케냐ㆍ우간다ㆍ탄자니아ㆍ에티오피아 등 상류 지역 국가들과 하류 지역에 있는 이집트 사이에 마찰이 생기고 있어요.
이집트는 자기 영토 안에 큰 규모의 아스완 댐을 갖고 있는데, 상류에 있는 수단과 우간다가 댐을 건설한다면 야단나는 거지요. 강물이 끊기거나 물이 적게 흐르면 큰 일 아니겠어요? 그래서 늘 신경을 곤두세우고 경계를 하고 있는 거랍니다.
실제로 상류 지역 국가들은 인구 증가에 따라서 늘어나는 물 수요를 감당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앞을 다투어 댐을 건설하려고 한답니다. 그들 나라에 비해 덩치가 크고, 군사력이나 경제력이 막강한 이집트는 결코 가만히 있을 수가 없겠지요. 그래서 나일 강 상류 지역의 나라들였岾?쌓을 경우 즉각 공격할 수 있도록 전쟁 준비를 끝내 놓고 있는 상태입니다.
◆ 티그리스ㆍ유프라테스 강
여기서는 터키와 이라크, 시리아 등 3 개 나라들이 분쟁을 일으키고 있어요. 터키는 국토의 곳곳에서 '사막화 현상'이 나타나자 자기 나라 땅에서 발원하는 티그리스ㆍ유프라테스 강 상류에 초대형 댐을 건설했지요. 즉 아쿠아라는 댐을 건설, 시리아 등으로 흘러 들어가는 강물을 막은 뒤 "아랍 국가들이 원유를 무기화한다면, 우리는 물을 무기화하겠다."고 선언했어요.
이 두 강물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하류 지역의 이라크와 시리아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요. 가뜩이나 비도 잘 오지 않는 나라에 살면서 이웃 나라에서 흘러 들어오는 생명의 강물이 끊어지면 국민들이 어떻게 살아갈 수가 있겠어요? 그래서 언제나 긴장 상태에 놓이게 되었고 자칫 전쟁으로까지 비화될 수 있는 지역이랍니다.
◆ 갠지스 강
네팔에서 발원하는 갠지스 강은 인도와 방글라데시의 접경 지역에서 나뉘어 작은 줄기는 인도의 캘커타로, 큰 줄기는 방글라데시로 흘러 갑니다. 그런데 인도가 강물이 갈라지는 지점인 파라카에 댐을 건설, 방글라데시로 들어가는 물의 상당량을 인도 쪽으로 돌려 놓으면서 화근이 발생했어요. 양국의 외무부장관들이 나서서 갠지스 강의 물을 공동으로 사용하기로 합의는 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상태랍니다.
◆ 기타 분쟁지역
이 밖에도 메콩 강에서는 중국ㆍ베트남ㆍ미얀마ㆍ타이ㆍ캄보디아ㆍ라오스가, 유럽의 카롤 강을 둘러싸고는 프랑스와 에스파냐가 대립하고 있답니다. 현재 지구촌 곳곳에서는 이처럼 물 문제 때문에 대립하고 있는 나라들이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나라는 이런 물 싸움과는 상관 없는 행복한 나라일까요? 다음 에는 우리 나라의 물 사정에 대해서 얘기해 보도록 하겠어요.
/송용길(한국수자원공사 수자원교육원 전문 교수)
라벨: 물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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