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오염 사건들
우리가 더럽힌 물, 다시 우리가 먹게 된답니다
얼핏 생각하기에 물은 소모품인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불에 타서 없어지는 기름이나 타고나면 재로 되는 나무토막을 보세요. 분명히 본래의 모습을 잃고 없어지는 물질들이지요. 그런데 물은 계속 움직이고 있고, 영원한 것이기 때문에 소모품이 아니랍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물을 소중히 다루어야 합니다.
오늘부터는 물을 소중히 하지 않아서 겪게 된 재앙을 살펴보겠습니다.

지구상의 물은 이처럼 산과 들은 물론 강과 바다, 대기 사이를 끊임없이 순환하고 있답니다.
이를 우리는 '물의 순환'이라고 부르지요. 그렇기 때문에 지구가 처음부터 갖고 있던 물은 조금도 늘어나거나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오늘 아침 여러분이 세수하고 버린 물, 어젯밤에 샤워하고 버린 물이 지금쯤 어딘가를 흘러가고 있으며, 돌고 돌아 언젠가는 우리의 곁으로 다시 되돌아올 것입니다. 조상이 버린 물을 우리가 먹고 우리가 버린 물은 다시 우리의 자손들이 먹고 마시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물은 영원한 것이라고 말한답니다.
비유를 하자면 우리는 어항 속에서 같은 물을 먹고 살아가는 금붕어와도 같다고 할 수 있어요. 그런데 만일, 어항 속의 물이 더러워지고 오염된다면 어떻게 되겠어요? 그 안의 금붕어는 모두가 똑같은 피해와 고통을 당할 수밖에 없겠지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물이란 한 번 오염되면 누구랄 것도 없이 모두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게 된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물은 매우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습니다. 깊은 병을 앓고 있다는 얘기지요. 어딜 가나 수질 오염으로 인해 마음놓고 물을 마시고 쓸 수가 없답니다. 이 시간에도 끊임없이 중금속이나 농약, 화학 비료, 합성 세제, 생활 하수 등 각종의 유기 독성 물질들이 물 속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어요. 우리가 이제까지 살펴본 것처럼 물은 생명을 살리는 것인데, 물이 오히려 병을 앓고 있는 것입니다. 여간 큰 문제가 아니지요.
자연계의 모든 생명체는 서로 먹이 사슬(food chain)로 연결되어 있어, 복잡한 물질 이동의 경로를 거치게 됩니다. 그 결과 각종의 생물체에는 많은 양의 독성 물질들이 쌓이게 됩니다. 이것을 생물 농축이라고 해요. 이러한 독성 물질들의 영향은 농도, 접촉 시간, 온도, 생물의 생리적 조건에 따라 다릅니다. 그러나 생명체에 해로운 물질들이 계속해서 체내로 들어와 쌓이게 되면 큰 문제가 발생하지요. 각종 조직 세포에 장애를 일으켜 결국은 죽게 됩니다.
자, 그러면 이제부터 인간의 잘못으로 엄청난 재앙을 초래했던 사건들을 하나씩 살펴보기로 하지요.
★ DDT로 인한 재앙
1948년 노벨상까지 받게 했던 DDT는 매우 탁월한 살충제였습니다. 그 효과가 너무 뛰어나 전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농작물이나 인체에 피해를 주는 각종 벌레들을 힘 안 들이고 물리칠 수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DDT는 자연계에서 분해되거나 생명체 안에서 배설되기 어려운 물질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류에서 대형 동물에 이르기까지 여러 단계의 먹이 사슬을 거치면서 계속해서 농축되어 갔습니다.
1957년 미국에서는 말라리아 등의 질병을 퇴치하기 위해 크리어 호수에 DDT를 5000만분의 1로 살포했습니다. 그런데 다음해부터 100여 마리의 물새가 계속해서 죽어 가는 사건이 발생하기 시작했어요. 물새뿐 아니라 호수의 많은 생명체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원인을 밝혀 보니 DDT가 주범이었습니다.
DDT는 지방질에 잘 녹기 때문에 사람의 몸에 들어오면 대량으로 축적됩니다. 그래서 만성 중독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게 밝혀졌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미국에서는 1969년부터 DDT의 사용을 전면 금지했으며, 우리 나라도 1976년부터 생산을 금지하게 되었습니다.
★ 미나마타 병
지금으로부터 50 년 전인 1953년부터 1959년에 걸쳐 일본의 규우슈우 지방 미나마타라는 작은 어촌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상한 병이 발생했습니다. 사람들의 걸음걸이가 갑자기 이상해지고 손발이 마비되며 말을 잘 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이었어요. 그뿐만 아니고 마치 망원경을 거꾸로 들여다보는 것처럼 시야가 이상해지는 증세도 생겼습니다. 지각ㆍ운동ㆍ언어ㆍ청력ㆍ보행 등의 장애와 가벼운 정신적 장애도 발생하고, 손발이 마비되면서 안으로 휘어들어 갔어요. 아주 심할 경우 중추 신경 마비로 인해 사망하기까지 했지요.
조사 결과, 미나마타 시에 있는 한 빙초산 공장에서 발생한 수은이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공장에서 촉매로 사용하는 유기 수은인 메틸수은이 냇물을 통해 미나마타 만으로 흘러들어간 것이지요. 메틸수은은 이 곳에 서식하는 어패류들의 몸에 축적 되었고, 이를 잡아 먹은 주민들의 몸 속에 메틸수은이 계속 축적되어 결국 병에 이른 것이었지요.
이로 인해서 결국 발병자 중 46 명이 사망했고 1971년 2월까지 완치되지 못하고 폐인이 된 중환자는 121 명이나 되었습니다.
지구의 모든 곳을 순환하는 생명의 원천인 물을 인간이 잘못 다루면 어떤 재앙을 겪게 되는지를 보여 주는 사건들은 이밖에도 또 있습니다. 다음주에도 이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어요.
/송용길(한국수자원공사 수자원교육원 전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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